판교 브릭카펫

Brick Carpet House, 2010

판교스튜디오하우스는 판교 도서관 앞에 위치한 지상3층 규모의 상가주택이다. 1층은 상업공간이고, 2층과 3층은 다가구주택으로 3층을 제외하고는 임대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대지는 삼면이 도로와 면하는 모퉁이 필지로 북쪽에 공유외부공지와 판교 도서관 주차장, 그리고 나무가 울창한 야산이 자리잡고 있고, 남쪽으로 지구단위계획에서 정한 건축 지정선과 주차출입 가능구간이 있다. 지구단위계획에 의해 매스의 배치가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냈고 주차규모와 예산이 집의 규모를 결정했다. 1층은 상가로 임대할 공간으로 차량출입구가 있는 이면도로에 주택전용 출입구를 계획하고, 사람의 왕래가 가장 빈번한 북쪽 도로에 상가 출입구를 두었다. 1층 상가는 추후 임대자의 요구에 대응할 수 있도록 가능한 비워두었고, 층고도 4.5m로 높게 하였다. 계단이 부담스러울 수 있는 건축주의 나이를 고려하여 3층은 전용 홈 엘리베이터를 계획했다. 북측에 있는 산이 마음에 들어 이곳으로 오게 됐다는 건축주는 뒷산 조망을 여러 번 강조하였다. 3층은 예외적으로 향(向)보다 조망을 먼저 고려하여 공용공간을 배치해야 했다. 공용공간은 4.5m 층고의 넉넉한 공간으로 만들었고 부족한 채광을 보완하기 위해 “ㄷ“자 형태로 매스를 배치해 남쪽으로 향을 열어 주었다. 옥상은 목재 데크와 조경이 있는 루프가든으로 만들어 부족한 오픈 스페이스를 확보했다.
이 집에는 두 개의 상충되는 가치가 공존했다. 1층에 상업공간이 들어오기에 이와 어울리는 개성 있는 외관과 상징이 필요하고, 한편으로 넉넉하지 않은 예산에 적합한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계획이여야 했다. 상충되는 두 가치기준을 조화시키다 보면 자칫 공간의 질서가 흐릿한 밋밋한 집이 될 수 있기에 조화보다는 각각의 가치를 강화시켜 합리적이며 개성 강한 집이 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집 본체는 아파트 수준의 합리성을 성취하고자 했고, 외피에 집의 상징을 만들어 본체와 시각적, 물리적 소통을 하며 사적영역과 공적영역, 실내공간과 외부 환경의 매개를 구체화 하는 요소로 만들고자 했다. 주택에 어울리는 벽돌을 주재료로 정하고 이 집이 요구하는 조건에 맞도록 디테일을 만들었다. 벽돌을 내외부에서 동일하게 보이는 정사각형 비례의 패널로 만들고 파라매트릭 디자인을 이용해 비정형의 상징적인 입면을 만들었다. 하나의 패널 유닛으로 마치 카펫을 두른 것 같은 비정형 입면과 세 가지의 크기로 개구부를 조절할 수 있는 디테일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실(室)의 성격에 따라 외부 가벽 개구부의 크기와 밀도를 조절하고 자칫 패쇄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내부 공간에 개방감을 주었다. 조적패널의 단일 유닛화는 공기(工期)와 시공단가 절감으로 이어졌고 수입 화강석 마감 수준으로 시공비가 정리됐다. 하나하나 쌓아 올리는 벽돌의 속성을 스틸 프레임에 넣어 매다는 형식으로 변환하여 벽돌의 속성과 물성의 느낌을 새롭게 환기시켰다. 조적패널 가벽은 가로의 연속성을 높이며 다양한 집의 표정을 만들고 상업공간의 경쟁력을 강화시킬 것이다. 이는 곧 임대수익률에 반영될 것이고 결국 도시, 집, 건축주, 임대자 모두가 혜택을 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