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주는 고희(古稀)를 앞두고 연어처럼 태어난 고향으로 돌아가고자 한다. 오래전 유년기를 같이 보낸 지인들이 아직 여럿 사는 고향에 마지막 집을 짓고, 편안한 노후를 보내려는 소박하고 담백한 마음이다. 건축주와의 인연은 3년 전 통인스튜디오하우스로 올라간다. 통인스튜디오하우스 건축주의 아버지였던 건축주는 딸의 집을 설계한 건축가를 다시 불러주었다. 2대의 집을 설계하는 영광은 남다른 흥분과 책임을 안겨주었다.
송병재(松屛齋)는 가재산 소나무 숲을 병풍처럼 두른 아늑한 곳에 위치한다. 주변의 낮은 산은 집을 감싸 안으며 해풍으로부터 보호한다. 송병재는 지형에 거슬리지 않도록 동측 부분을 낮추고 아래층을 땅에 묻어 높지 않은 일자 배치로 정리했다. 자연에 거스르지 않고 풍토에 순응하는 모습은 건축주가 제시한 중요한 가치였다. 대지의 형상을 따라 만든 집 앞 발코니는 대지 내 도로와 연결되며 집과 약2000평 규모의 대지를 연결한다.
1층은 노부부가 편하게 사용할 일상적인 생활공간이다. 거실, 주방, 식당을 하나로 묶고, 반 외부공간인 야외식당을 가까이 두어 공간 확장성을 높였다. 지하층은 자녀와 손자손녀를 위한 손님 공간으로 잔디마당을 앞에 두어 양호한 주거 환경과 야외활동의 연계성을 높였다. 잔디마당은 추후 조각가인 딸이 작품을 전시하여 조각 정원이 될 수 있도록 경관조명을 계획했다.
송병재는 노부부가 편하게 살 수 있도록 높은 에너지효율계획을 적용했다. 높은 단열 성능의 외단열 시스템, 삼중로이유리가 반영된 시스템 창호, 공간마다 세심하게 배려된 바람길, 발코니 및 서비스 공간을 거주 공간 앞뒤로 배치하는 등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여러 요소들을 세심하게 반영했다. 화목보일러는 지열보일러의 보조 수단으로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난방 에너지를 공급한다.
내외부를 마감하는 우유빛 벽돌은 집을 밝고 따뜻하게 감싸주며, 바닥과 벽을 마감한다. 벽돌은 구축방식을 달리하며 공간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이며 집의 통일성을 만든다. 흙의 따뜻하고 근원적인 느낌이 고희를 앞둔 건축주의 감성을 잘 쓰다듬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