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 주택

Pyungchang Residence, 2014

평창동은 매우 특수한 지역이다. 북한산 기슭에 자리하여 경사가 가파르고 자가용이 아니면 접근하기 힘든 주거지역이다. 지구단위계획에 의해 건축가능영역, 보존영역, 옹벽제한규정이 까다롭게 영향을 미친다. 한때 대한민국 최고 상류층 동네로 유명세를 떨쳤고 지금도 재계, 문화계 인사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이다. 지형적 사회적 특수성으로 인해 인근의 주택들은 하나같이 높은 돌담과 옹벽 너머 외부에서는 내부를 전혀 예측할 수 없는 폐쇄적인 구조를 지니고 있다.

건축주의 땅도 전면도로에서 후면까지 7미터 이상의 매우 가파른 레벨차를 가지고 있고, V자 형태의 3거리에 면해 대지 한모퉁이가 사다리꼴로 돌출된 비정형의 대지조건을 가지고 있었다. 지구단위지침에 따라 전면의 75%까지만 대지로 조성되고 후면의 25%는 경사지 그대로 원형보존영역으로 남겨놓아야 했다. 지형조건에 따라 전면도로에서 5.5미터 레벨에 주택을 올리고 하부를 기단과 같이 형성하여 주차장 겸 건축주의 작업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자연스럽게 누하진입의 시퀀스로 주차장을 관통하여 후면 마당으로 올라서고 보존녹지의 풍광을 바라본 후 현관으로 진입할 수 있게 하였다.

주택은 2개층으로 구성하여 공용공간 및 건축주 주인침실을 1층에 배치하고, 2층은 자녀세대의 공간으로 외국을 오가며 거주하는 딸부부와 손주, 미혼의 아들 침실이 있는 대가족의 주택이다. 타원형의 계단홀은 집 전체를 엮어주는 구심점이자 지하주차장까지 밝은 빛을 유입하는 광정으로써 쾌적한 주거환경을 도모하는 기능적 요소이자 인상적인 조형요소가 되도록 하였다.
돌출된 대지북측면 매스에 계획된 공용공간은 대지축에 일렬로 거실,식당,주방,외부데크,정원,보존녹지로 이어지며 개방감과 공간효율성을 극대화했다. 거실에 면한 포켓공간에 한식룸을 도입하여 사랑채 겸 게스트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게 계획하였다.동측 전면도로에 면한 거실,한실,주인침실은 옹벽 및 차폐조경으로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면서 전면에 펼쳐진 도시와 북한산의 풍경 및 일출조망 등 고지대의 지형적 이점을 충분히 누릴 수 있도록 하였다.

매스는 3부분으로 분절하여 전면에서 위압적으로 보이지 않도록 조절하며 과시적이지 않으면서도 절제된 세련미를 드러낼 수 있도록 계획했다. 벽돌 띄어쌓기와 비켜쌓기를 입체적으로 조합하여 매일 24시간 변화하는 자연광과 그림자가 만드는 리드미컬한 변화가 자연속에 어우러지는 건축이 되도록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