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와 사교모임을 좋아하는 건축주는 이태원에 친목모임과 요리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아지트 같은 곳을 꿈꿨다. 이런 목적을 성취하는데 8평 정도의 작은 임대 공간은 넉넉하지 않지만 부족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임대 공간 중간에 2평정도 크기로 올라온 콘크리트 구조물은 공간 활용에 장애물이 되었다.
12명 정도가 한번에 모임을 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다. 홀은 가능한 반듯하게 정리하고 나머지 자투리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주방을 계획했다. 튀어 나온 콘크리트 구조체 일부는 붙박이 쇼파로 홀에서 사용하고 일부는 주방에서 활용하여 주어진 장애물을 합리적인 해결했다. 작은 공간이기에 어수선하거나 답답하지 않게 정리하는 것이 중요했다. 내외부의 재료를 동일하게 사용하여 재료의 종류를 절제하였고 주방의 설비공간을 작업공간으로 활용해 홀 공간을 여유 있게 하였다. 외부 목재 간판은 내부 천장을 타고 들어와 반대편 벽체까지 이어져 내려오게 하였는데 입구에서 공간의 깊이를 가능한 깊게 느끼도록 의도한 것이다. 목재 상부는 수납공간으로 계획하여 유지관리가 용이하게 했다. 벽은 백색 종석 몰탈 긁어내기와 4도 에칭유리를 조명과 함께 사용하여 내부 공간의 경계감을 흐릿하게 만들며 공간의 분위기를 잡아주는 요소로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답답하지 않으며 아늑한 아지트가 만들어졌다.